hyeonsig notes

필자는 허난설헌(許蘭雪軒)에 대해서 역사책에서 많이 봤습니다만, 이 분에 관해 자세히 알고 있지는 못했습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말이죠. 이 책을 읽은 후에 허난설헌에 대해 알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고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고 습득했습니다. 이 덕에 허난설헌이 생존했던 사회의 시대적 배경과 아픔을 느낄 수 있었던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오늘 여러분께 소개하는 '사라진 편지'는 난설헌 시(蘭雪軒 詩)를 남긴 천재 시인인 '허초희(許楚姬)'의 삶을 재구성하여 류지용 작가가 각색한 소설입니다[각주:1]. 개인적으로 이 책은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너무나 슬프고 아픔이 느껴지는 소설입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독자에게 허난설헌의 지닌 고뇌와 역경을 소개하고 뛰어난 능력을 가졌음에도 그 역량을 발휘하기에는 시대적인 상황이 너무나 열악했던 한 천재 시인의 일대기를 사료를 기반으로 작가의 상상력을 통해 허난설헌의 삶을 그리고 있습니다.


천재 시인이면서도 자신의 꿈을 이루기에는 주변의 환경이 너무나 열악했던 허난설헌. 가슴 아픈 그녀의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The Book INSIDE

[제목] 사라진 편지

[평점] ★★★★


[저자] 류지용

[링크] 도서소개 | 미리보기


동아일보사 | 2010-02-26

392쪽 | 223*152mm (A5신) | 549g | ISBN(13) : 9788970907796


류지용

고려대 독문과 졸업한 후 동대학원 국문과에서 현대소설을 전공했다, 2000년 '「왈튼씨 부인이 죽은 한 죽음」에 나타난 죽음의 문제'로 석사학위, 2005년 '오정희 소설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2년 어문논집에 <1920년대 소설에 나타난 가난과 죽음의 문제>, <1960년대 전후소설에 나타난 유토피아 이미지>를 발표했고, 2004년 단편소설 <그 겨울의 물고기>로 계간문예지 「생각과 느낌」 신인작품상을 수상했다.


2005년 서울산업대 문예창작학과에서 현대소설읽기와 소설이론을 강의하며 글을 쓰고자 하는 대학생에게 주는 글, 수필 <필화筆花, 붓 끝에 피는 꽃>을 발표했다, 현재 고려대에서 비평적 에세이와 소논문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허난설헌의 예술적 시혼에 대한 이야기 <사라진 편지>로 제42회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되었다.


Impression of this book


설레임 · 어려움 · 안타까움


필자의 '사라진 편지'에 대한 첫인상은 설렘으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잘 알고 있지 못하지만 알고 싶은 것을 만났을 때 느끼는 감정이라고 할까요? 필자는 역사를 좋아하고, 새로운 유명한 인물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역사적 인물인 '허난설헌'이 주인공인 "소설을 빨리 읽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이 책을 기다렸습니다.


책을 처음 읽을 때의 느낌은 어렵다입니다. 

책의 초반 이야기 전개가 몰입하기에는 조금 뭔가 아쉬운 그런 느낌을 받습니다. 조금 지루한 점도 없지 않아 있고요. 용어 정리가 조금 되어 있다면 읽기가 더욱 쉬웠을 것 같은데, 이 부분을 보완하면 독자가 이 책을 읽고 접하는 데 조금 수월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몰입하면 이 책을 끝까지 읽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허난설헌의 삶에 대해 많은 연민(憐憫)과 매력을 느낄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는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

허난설헌이 지금 시대의 사람이라면 어떤 작가가 되었을까?란 상상으로부터 시대는 사람이 만드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면 사람이 시대를 만드는 것인가? 라는 철학적 생각까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Book review and My thoughts

허난설헌의 아버지와 오라버니인 허엽(許曄)과 허봉(許篈)은 그녀의 재능을 이른 시간에 알았고, 그 재능을 꽃피울 수 있도록 해줬습니다. 지금 시대에는 당연하겠지만, 당시 시대적인 상황으로 볼 때 굉장히 진취적인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허난설헌의 이름이 지금 우리에게 알려진 것으로 생각합니다. 


역사적으로 허난설헌이 결혼하기 전까지는 행복한 삶을 살았다고 합니다. 

다음 시를 통해 허난설헌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허난설헌의 오빠인 허봉이 유배지에서 허난설헌에게 보낸 한 편의 시를 살펴볼까요?


嶺樹千重遶塞城     영마루 나무는 변방의 성을 천 겹이나 두르고 있고
江流東下海冥冥     강물은 동쪽, 저 아득한 바다를 향해 흘러간다
辭家萬里堪怊悵     집 떠나 만리라니 쓸쓸한 노릇
愁見沙頭病鶺鴒     수심 깊은 모래톱에서 바라보느니 병든 할미새


위의 시의 제목은 〈누이에게[기매씨(寄妹氏)]〉입니다. 

위의 시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누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 당시 '누이'라는 호칭은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 시대적인 상황으로 여성의 지위가 낮았기 때문입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허씨가문은 달랐습니다. 그 당시 허씨가문의 사람들은 굉장히 진취적이고, 능동적인 가풍을 가졌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음은 허난설헌이 오라버니가 보낸 시에 대한 답 시입니다.


暗窓銀燭低     어두운 창가에 촛불은 나직이 타고
流螢度高閣     바람에 맡겨 나는 반딧불이는 높은 지붕을 넘나듭니다
悄悄深夜寒     적막한 한밤중 쌀쌀한데
蕭蕭秋落葉     우수수 가을 낙엽이 떨어지네요
關河音信稀     변방에선 소식마저 드무니
端憂不可釋     이 근심을 풀 길이 없습니다.
遙想靑運宮     멀리서 오빠 계신 곳[靑運宮] 떠올리매
山空蘿月白     인적 없는 산속에는 덩굴에 걸린 달빛만 밝겠지요


어떠신가요? 전 부끄럽게도 한자를 잘 모르기 때문에, 해석한 문장을 살펴봐야 했습니다. 

해석한 문장을 살펴보면 참 멋진 문장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분야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더 자세한 내용은 생략하겠습니다. 다른 분들께서 작성하신 분석 글을 읽어보시고 자신의 느낌 점과 비교해보시면 이 시의 참 의미를 알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봅니다.


허난설헌은 처음에 어떤 이유로 시를 쓰게 되었을까요?

처음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기까지 그녀는 어깨너머로 글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자기 생각들을 글로 남겼습니다. 만약 글을 배우고자 노력하지 않았다면 오늘날 허난설헌은 없었겠지요. 또한, 우리는 천재 시인을 한 명 잃었겠군요. 


'사라진 편지'에서 아쉬운 점은 허난설헌이 어떻게 글을 배웠고, 어떤 동기에 의해 시를 쓰게 되었는지에 대해 설명한 부분이 미약합니다. 대신 그녀는 어린 시절 책을 좋아하고, 질문을 많이 하는 모습을 설명하고 있는데, 이와 더불어 위의 내용까지 설명해줬다면 더 좋았을 텐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라진 편지'는 이번 절의 도입 부분과 같이 이야기의 중간마다 허난설헌의 시가 쓰여있습니다.

이 책을 읽는 동시에 허난설헌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허난설헌의 시는 당시의 시풍(詩風)과는 사뭇 다른 느낌입니다. 아무래도 여인이 작성한 시이기 때문에, 섬세하고 세련된 느낌이 더 묻어나죠. 이는 우리 민족의 문화적 가치로서도 대단히 큰 가치를 가질 것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허난설헌의 시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출판되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당시 시대적 상황이 여성의 시를 간행하긴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그녀의 동생인 허균이 중국(당시 명나라) 사람인 주지번, 양유년 등에게 전달하여 중국에서 난설헌집이 간행됩니다. 그 후 허균이 국내에 난설헌집을 목판본으로 출판하게 되죠[각주:2].


'사라진 편지'는 허난설헌의 시와 시대적 상황 등이 잘 어울려 있습니다.

또한, 허난설헌과 허균의 대화, 그리고 허엽과 김첨의 대화에서 많은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각주:3]. 저는 이 책을 통해 제가 굉장히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이 지금 세상에 태어났다면 어떤 삶을 살았을까?를 상상해보면….


'사라진 편지'에서의 허난설헌의 삶은 너무나 불행해 보입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사라진 편지'에서 그녀가 이 세상을 떠나기 전의 마지막 모습은 '병자의 모습이 아니라 이 세상에 두고 갈 것이 없는 얼굴로 표현'한 부분이 있습니다. 필자는 이 대목에서 허난설헌은 후회 없이 온 힘을 다해 살았고, 원한보다는 자신의 삶에서 행복했었던 기억을 떠올리게 하여 비극적인 여인의 삶을 독자의 기억 속에 아름다운 삶으로 남게 하려고 했었던 것 같습니다.


마치면서

'사라진 편지'를 읽으면서 한 사람의 인생에서 주변 지인의 중요성과 인생의 목표 등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만약에 허난설헌의 옆에 능동적이고 호전적인 마인드를 가진 그의 동생인 허균이 없었다면, 우리는 난설헌집(蘭雪軒詩)을 만나보지 못했을 것입니다. 또한, 우리 역사상 최초의 베스트셀러 시집을 쓴 시인을 우리는 알 수 없었을 것입니다. 만약 난설헌이 자신의 삶의 비관하여, 꿈과 목표가 없었다면, 오늘날 멋진 작품을 볼 수 없었을 것입니다.


저는 이 책을 통해 역사적인 사실과 허난설헌, 그리고 허씨 가문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선조 시대의 시대적 상황을 다시 한번 고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처럼 좋은 책을 접하게 해 준 iprosumer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하면서 오늘 리뷰를 마칩니다.

  1. 허초희는 허난설헌의 본명입니다. [본문으로]
  2. 당시 상황과 지금 상황이 크게 다르진 않는 것 같습니다. 간단한 예로 국내에서도 중소기업 제품이 보급화 되기 위해서는 해외에서 이름이 난 이후에야 국내에서 관심을 가지니까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본문으로]
  3. 아이러니하게도 저는 허엽과 김첨과의 대화가 이 책에서 가장 느낀 점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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